作者名称 国旗国籍

올리 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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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9 15:08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일본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그냥 배워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애니나 일드를 즐겨보진 않았었고 지브리 영화도 성인 되기까지 보진 않았어요
저는 한국계 미국인이에요
외할아버지께서 일본어를 원어민처럼 잘하시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것은 일제 강점기때 사셨으니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고 그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어요
그리고 나서 대학을 시작하기 2주 전에 어머니께서 제가 일본 혼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충격적이었어요
"할아버지가 일본인..?"
"왜 여태까지 그 사실을 나한테 숨겼을까"
대학생활하면서 저의 정체성에 관련된 질문 때문에 많이 헤맸던 거 같아요
인종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종교, 정치, 진로 등등
저는 어른이 되기 전에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들조차 의심하게 되고 저의 핵심가치를 모두 다시 고려했어요
어른이 되면 제 자신을 정말 잘 알게 될 줄 알았어요
제가 어떠한 사람인지 이제서야 당당히 말할 수 있고 제가 누군지 확실해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서 솔직히 질문만 더 많아지고 답은 아직 찾는 중이에요
저는 제 자신, 우리 가족, 나라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일단 대학에 입학하고 기초 일본어 수업을 듣기로 마음 먹었어요
하지만 부모님께서 많이 반대하셨어요
부모님은 반일감정을 품고 있어서 제가 일본에 관심 가지는 것을 좋게 보진 않으셨어요
부모님이 그렇게까지 싫어하시는 걸 보고 그냥 포기하는게 나을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여러 의견을 듣고 싶어서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들어보니까 도움이 많이 됐었고 특히 한 선배의 말에 공감이 가서 저를 설득해버렸어요
저는 그 선배에게 고민을 털면서 이렇게 얘기했었거든요
"부모님은 나보다 더 지혜롭고 나를 키워주신 분들인데 부모님 말씀이 옳은거겠지?"
그러다가 그 선배가 이렇게 말했어요
"You know what you want best."
포기하려는 참이었는데 그 말 듣고 감동받았어요 그 당시에 너무 와닿았었고 아직도 힘들때 가끔 생각나는 말이에요
"부모님이 너보다 지혜롭겠지. 너보다 인생경험도 더 많겠지. 그렇지만 부모님은 너가 아니고 너를 대신할 수는 없어. 결국엔 네 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너밖에 없어."
생각해볼수록 맞는 말이더라고요
내가 나를 알아봐주지 못하고 내 마음을 외면하면 아무도 나를 대신 '나'라는 사람과 내 마음을 알아줄 수는 없어요
저는 기초 일본어 수업을 들었고 고급 일본어반까지 공부를 계속 했어요
처음엔 부모님과 할아버지께서 싫어하셨는데 제가 진지하게 일본어 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응원해주셨고 이제는 할아버지 볼때마다 저에게 일본어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들지 여쭤보라고 하셔요
저의 일본어 실력도 테스트하셔요 ㅋㅋㅋ
일본어 배운 것을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제가 여태까지 내린 결정 중에 제일 잘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가정사이의 갈등이 생길까봐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가정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거 같아요
일본어 배우는 기회를 통해 좋은 친구들 많이 사귀고 다양한 경험과 지식도 많이 가졌어요
아직 20대초반이어서 잘 모르겠지만 30대, 40대, 50대 넘어서도 평생 헤매고 제 자신에 대해서 정말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안 올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제 자신에게 솔직해지고는 싶어요
'나'라는 사람과 평생 함께해야 될텐데 좀 더 신경 써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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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Yunsang ユンサン 2019.09.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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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일본어룰 공부하고 있지만 주변의 시선이 탐탁치 않더라고요.
  • そこ 2019.09.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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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면 군대갈때 알았을텐데 ㅋㅋㅋㅋㅋ
  • Jason L 2019.09.0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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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
  • Jung 2019.09.0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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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You are awesome person 항상 응원합니다
  • Karen 2019.09.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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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언어는 다다익선 이라 생각해요~ 아는만큼 듣고 이해하고 말할수 있으니 지구촌 시대에 얼마나 좋아요
  • Chan 2019.09.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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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하네요 하지만 글로벌한 시대여서 다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거에요
  • ヒョジン 2019.09.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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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ion 2019.09.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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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할아버지가 일본인이시면 어머니도 일본인이시거나 일본혼혈이실텐데, 어쩌다가 부모님이 반일감정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 Seok Kwon 2019.09.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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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찾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평생 해야할 일이죠. 역사를 배우고 언어를 배우는 것도 궁극적인 목적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답게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나라도 국적이나 인종, 민족도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들이 나를 규정하기도 하지만 본질은 나 자신일뿐이니까요. 답을 찾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을 잊지 않는다면 당신의 삶은 반드시 옳은 방향으로 향해갈 것입니다.
  • SKYbird 2019.09.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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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살면 영어 잘 해야좋고 못하는 사람들이 일본어 중국어 택하죠. 한국사람들도 일본어 공부 많이 해요. 그만큼 영어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거고😁
  • Ciro 2019.09.0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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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나쁜 것이지 일본의 보통 사람들이 나쁜 것이 아니예요. 미래를 위해서는 함께 도와가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죠. (강자에게 약한) 일본인의 특성상 내실을 다져 한국이 진정 강해지는 것이 일본정부에 제대로된 사과를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일본인들 대다수는 천 여년 전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인 입니다. 아키히토 일왕도 십여년 전 자신의 외가를 거슬러 올라가면 백제왕족으로 이어진다고 말한 바 있구요. 저도 일본어를 그리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을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릴때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 공부하면 일본사람들에 대해서 배울 점도 많이 있어요. 한국인의 장점과 일본의 장점을 모두 익히면 보다 발전할꺼예요.
  • Inhyo 2019.09.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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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이 지혜로우시고 경험이 많다고는 하나 그분들의 견해을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올리비아님이 부모님을 존중하시듯이 부모님도 올리비아님의 선택을 존중하실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속으로 앓고 있는것 보다는 대화로 풀어가는것이 어떨까요?
  • kim sohee 2019.09.0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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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Ybird 영어 못하는 사람들이나 일어 중어 한다는 걸로 들리네요;;; 영어 잘해도 일어 중어 공부하는 사람 많아요. 그냥 하고 싶으면 하는거죠
  • 도깨비 아저씨 2019.09.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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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의 일본 정부가 나쁜 것이지, 일본이라는 나라나 그 국민이 나쁜 건 아니니까요. 현 정부를 지지하는 우익 세력 빼고요. 암튼 님의 선택을 잘 지켜나가시길!!~~ 👍👍💪💪
  • Sunshine 2019.09.0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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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순진한 한굳사람들 많네.. 그런 일본 정부를 몇십년간 뽑고 지지하는 건 일본인들이 아니라 제3세계에 사는 유령들인가봐요
  • sol 2019.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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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올리비아님이 이렇게 진지하게 삶을 대하는 모습 자체가 너무 좋아요. 😊💕
  • Alex 2019.09.1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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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내면의 소리를 따라가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요~
  • jh 2019.09.1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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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반일감정?이라고 해야하나? 일본 정부에 대한 감정은 나쁜데, 그래서 역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게 됐어요. 일본어를 알아야 일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것들, 일본어로 된 자료들을 스스로 읽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구 뭐든지 공부해둬서 나쁜 건 없는 것 같아요 ㅎㅎ
  • Ssoila.Kim 2019.09.10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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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제가 좋아서 일본어를 공부하게 된 한국인입니다. 일본어가 재미있고 일본어를 좋아해서 대학에서도 일본어를 공부했지만 ‘중국어를 배워야지’라며 반대하신 분들도 참 많았어요. 이래저래 지금까지 일본어와 관계하며 살고 있지만 원래 계획했던 꿈이 좌절되면서 한동안 제 선택이 너무나 후회스럽기도 했죠.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걸 했기에 그 모든 힘든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해왔다는 생각도 들고, 제가 꿈꾸던 일이 아니면 길이 없을 줄 알았는데 작은 끈이 연결되어 지금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하게 되면서 일본어를 더 잘 구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올리비아씨는 정체성과 관련되었던 것이라 더욱 깊은 고민이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편으로 그렇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올리비아씨, 그리고 그 고민에 귀 기울여주시는 주변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참 부럽고 멋집니다. 그리고 갈등을 받아들이고 결국 극복하는 과정이 너무나 어른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회피하지 않고 마주치지는 것이고 또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장, 성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은 쉽지만 너무나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 거지 2019.09.1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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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어쩜 글을 이렇게 쓰세요..항상 정독하게 되네요^^
  • マル 2019.09.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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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구절 한 구절 읽을 때마다 말씀이 참 와닿네요 결국엔 부모님이건 선생님이건 인생경험이 더 많다고 해서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죠 내 자신과 더 대화를 해보고 내가 나를 더 알아가는 것 앞으로도 평생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 생각해요 저 또한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주변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특히 반일감정이 심한 이들.. 니가 역사를 알면 일본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거다 일본이 우리한테 한 게 있는데 이래도 일본이 좋냐 닌 전생에 친일파였을 거다 등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죠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점점 더 궁금해지더라구요 분명 일본이 옛부터 우리나라에게 몹쓸 짓을 했던 건 사실이지만 윗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들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고 봐요 일본인의 사고방식, 일본 정부의 입장, 일본 문화 등등 저는 올리비아님이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씩 극복하는 게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 같았으면 일찌감치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내 자신을 속이고 남의 말에 동의하는 척 묻어갔을 거에요 그리고 주변에서 올리비아님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있는 게 참 부러워요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별과 같은 올리비아님! :) 멀리서도 항상 응원하고 있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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